일상 이야기

병원에서

네슈라 2008. 4. 21. 09:21

정말 오랫만에 이렇게 앉아 본다.

아버지는 응급 상황은 끝나고 노령화로 수술과 과다한 약물 투여는 못해

흘러가는 시간속에 지켜보고만 있다.

이젠 한달이 다 되가다보니 식구들도 차분히 기다리는 상황이고

내가 엄마 아버지를 전담하여 돌보는 중인데

모든 일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기로 하니 한결 편해지는 나다.

부모님 병구환에 효자없다더니 시간이 흐르다 보면

조금씩 지쳐가겠지만 홀로 남을 엄마는 내가 돌보기로 하였다.

아들과 딸의 차이가 확연히 들어나는 상황에

서로의 잘잘못을 따진다는 것은 우습고 부끄러운 일인것만 같아

조용히 내 할 일만 하기로 했다.

물론 엄마의 딸에 대한 안쓰러움이 더해 나도 눈물이 핑 돌때도 있지만

모든 일에 순응할 수 있는 내가 되기로 한다.

이곳은 장기 요양이 필요해서 광주병원으로 옮겨 조금 조용한 곳에서 지낸다.

사람들의 사는 방법이 다 다르다보니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들 순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딸의 잔잔하고 세심함보다는 아들의 무뚝둑함을 부모님들은 상처받는것같다.

아버지의 살려는 의욕이 강하다보니 보는이들의 안타까움이 더 할뿐이다.

 

봄날의 좋은 경치는 다 지나가고

시간이 머물러 버린듯 계절 감각이 없다보니아쉬움도 남지만

당분간의 시간들은 지나가겠지.

 

오늘 하루를 잘 보내자.

병원에서 이렇게 컴을 만지니 참 기분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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