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옛 사진

네슈라 2005. 10. 3. 22:36

간만에 묵은 사진첩을 들쳐보았다.

지금은 디카 시대라  쉽게 찍고 쉽게 지워지지만

소녀 시절에는 무슨 행사만 있으면

사진으로 기념을 남겨야  제대로 보낸 것으로 알았다.

 

단발머리에 교복입고 보냈던 여고 시절에

찍은 사진들을 보니 아스라한 기억속으로

사라졌던 옛적의 소녀 시절이 되살아나

잠시 추억속에 잠겨 보았다.

 

그때는 가을이 와야 코스모스가 무수히 피어었는데

특히 전대 농대 뒷편에 넓게 펼쳐져 있는 코스모스밭이

우리들에겐 인기있는 사진찍기 명소였었다.

년례 행사처럼  사진으로 기념을 남겼으니까.

 

흑백의 빛바랜 그 소녀 시절의 사진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니  옛생각에  그리움이 묻어 나온다.

 

그때의 꿈많은 내가 지금의 나를 상상하였을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지금의 나를  보니  아쉬움이 남게 된다.

 

물론 불행하지도  특별나게 유난스럽지도 않은

무난한 삶이 정체된  느낌을 가져다 주는 것이리라.

 

순수했던  그 시절의 나를 돌아 보면서

마음만은 지금도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 하나

세월의 무게가 더할수록

현실의 나태함에 안주하려는

지금의 나를  잠시  탓해보았다.

 

커다란 눈에  하얀 베레모를 쓴

귀엽고 자그마한 여고생이

나를 보고  웃고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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