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비가 내리네

네슈라 2008. 4. 22. 22:48

창밖에 비가 내린다

병원의 하루가 저물고 아버지가 주무시는 동안

잠깐 휴게실의 컴에 앉아 보는 여유를 가져본다.

오늘은 하루동안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바둑을 두시간정도 기대어 보시면서

다소 마음의 안정을 보이신다.

물론 집에 가고 싶어하시는 속마음은 감추시고

여러 상황이 좋지 않음을 인지하셨는지 조용히 계셨지만

또 갑자기 가신다고 억지를 부릴실 것같아 조금 두렵다.

당신의 고집은 꺽지 않으시고 애꿎은 나에게만 화풀이를 하신는 통에

나도 가끔씩 짜증이 나고 울컥하는 맘이 생겨 힘들기는 마찬가지인데......

오빠들은 담담하게 마음을 굳게 먹고 있으라지만

막상 곁에서 듣는 나는 차분히 받아들이기가 힘들기만한데 말이다.

비가 오는  밤이라서 그런지 조용하기만 하다.

병원의 특유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별반 다름없는 시간이다.

내가 이렇게 있다보니 남편에게도 미안하기 그지없다.

물론 남편의 양해아래 결심한 일이지만  미안한 내마음을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주말이면 올라오는 아들에게도 예전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지 못함이 미안하고

다 이해한다는 표정이지만 내심 서운한 점도 있겠지.

조금 더 시간이 흘러가면

다 제 자리로 돌아가리라.

살아 계실적 효도한다는 마음으로 잘 보살펴 드려야지.

돌아가신 후 보고싶다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