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시작,
오늘은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며
새로운 출발점에서 기대와 설레임이 시작되는 3월이 되었다.
겨우내 움추렸던 모든 식물들이 기지개를 펴듯
땅속에서 잠자던 수선화의 봉오리들이 앙증맞게 쑤~욱 고개를 내민다.
바쁘게 2월을 보내고 이제야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니
오랫만에 내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오게 되었다.
다행히 모든 일들이 기쁘고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모든 일에 조급합을 버리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보면
객관적인 생각으로 넓은 시야를 볼 수 있음을 또 한번 느꼈다.
바쁜 와중에 세심히 돌볼수 없었는데 건강하신 몸으로
잘 지내주신 친정엄마를 이젠 외롭지않게 잘 해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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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0일 아들 면박 ===
예정에 없던 면박 신청이 허락이 됐다는 아들 전화를 받았다.
토요일 아침에 급한 마음으로 남편과 같이 경기도 이천까지 올라갔다.
부대가 양평 20사단 근처지만 외출시 놀수 있는 여건이 좋은 이천으로
군인들이 몰린다하더니 내 눈에는 군복입은 모습들이 다 아들같았다.
외출하면 노는 코스가 피시방에서 원없이 죽돌이하기, 잠 실컷자기,
술 한잔을 편히 마셔보기, 먹고싶은 것 마음껏 먹기, 등등 대충 이렇게 보낸다했다.
이천 터미널긑처 피시방에서 만난 아들의 모습은
감사준비로 야근을 계속 했다며 조금 핼쓱한 얼굴이였지만
상병 계급의 여유로움이 더한지 각 잡던 군인 자세는 많이 느슨해졌고
그게 바로 짬밥의 묘미라며 불량 자세를 보여주는데 웃음만 나왔다.
보직 업무로 얽힌 스트레스가 쌓여 바깥 바람이 쐬고 싶었다는 아들의 말속에
늦은 나이로 군 복무하니 마음 고생이 심한 것같아 짠했지만
그래도 남은 기간동안 사고없이 잘 지내란 말만 해주었다.
이젠 전역 날이 299일 남았다며 국방부 시계가 너무 느리게 간다고 불평한다. ㅋㅋ
점심을 먹고 우린 20사단본부랑 신병교육대 있는 근방을 한바퀴 돌기로했다.
20사단 전차부대는 5.18사태와 연관된 광주와는 악연이 많은 곳이다.
아들 이야기로는 광주 사람들이 못 알아보게끔 그 후에 부대 마크가 바뀌었고
지금도 부대 정신 교육시간에 광주사태에 대하여 강의한단다.
이제는 사태 내용을 어렴풋이 알고서
휴가시 집에 올때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그 당시에 겪였던 나로써는 지금도 탱크나 전차를 보면
그때의 소행이 떠올라 소름이 돋을때가 있는데..................
군부대가 자리잡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 후 시내에 숙소를 정해놓고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일찌감치 편히 쉬기로했다.
술 잔을 주고 받는 부자간의 대화는 남자들의 로망인 군대 이야기로 시작되면서
남편의 군대 시절 고생담이 현역인 아들앞에서 더 빛을 발하니
이건 아들 위로차 온건지 무용담 자랑을 하는건지 도통 알수가 없는 모습이였다.
다음날 늦게까지 푹 자고 싶다는 바람에 아침은 남편과 간단히 하고
조금 이른 점심을 아쉬움이 가득한 아들과 함께 조용히 먹었다.
아들은 피시방에서 신나게 보내다 귀대시간에 맞춰 택시타고 복귀하겠다며
아빠 엄마는 조심히 잘 내려가시란 인사를 먼저 하였다.
간단히 필요한 물품를 구입해주고 용돈을 챙겨주면서 전역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라며 다독여주고 아들과 헤어져서 우린 돌아왔다.
< 흰 눈이 쌓인 용문산 휴양림단지>
<자유를 찾고픈 아들 모습 >
<이천 설봉공원에서>
<4월 도자기축제 준비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