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슈라 2006. 8. 4. 05:17
날짜
2006년 8월 4일
행복지수
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

땡볕이 내리 쬐는 여름날씨가

꼼짝하기도 싫을 만치 뜨겁기만 하다.

 

시댁에 다녀오다.

시부모님을 뵙고 나오면서 

많은 생각들로

머릿속이 헝클어진 모습으로 복잡해졌다.

 

항상 주위 사람을 피곤케하는

시어머님의 독특한 성격이  이젠 더욱 강도가 세져

아버님을 많이 힘들게 하시나보다.

 

지금껏  마음속의 응어리를 제대로 보여 주지 않으시고

혼자 삭이시던 분이

이젠 술 한잔을 드시면 원망섞인 말씀을 

조금은 큰 소리로 자신을  내보이신다.

 

그간에 쌓인 울분을 쏟아 내시는 아버님을 뵈니

정말 안쓰러워 보여 마음이 아팠다.

 

어머님은 이젠  자식들의 관심도

예전처럼 살갑지 않음에  많이 서운하심을

꼭 그렇게 자식들에게

독설로 표현하셔야 하는지......

 

자식이 아닌 며느리 입장은

받아들이는데에 거부감이 드니

어느 며느리가 선뜻 어머님 곁에 가려고 하겠는가?

나도  나이들어  어머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드릴려고 생각하다가도 

이런 상황이 되면 멀찍히 걸음을 떨구고 만다.

 

아버님과 같이 있으면

서로가 말이 없어도 그냥 맘이 편안해지고

간간히 나누는 대화가 소소한 일이지만  웃으면서

두런 두런 주고 받을 수 있어 정말 좋다.

 

그런데,

어머님과 얘기를 하려면

내가 혹여 실수를 하여  말꼬리 잡히지 않을까 싶어

할 말도 안하고 듣고만 있게  된다.

항상 날카로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은연중에 피하고 만다.

 

 

당신으로써는 고분고분 

이야기를 해 주길 바라시지만

어쩌다 말 실수가 있으면 사방으로 날리면서

언제까지나  갖고 푸념을 하시니 조심할 수밖에 없다.

 

이젠 나이들어 늙고 힘이 없으신 모습을 보면

잘해 드려야지 하다가 한번씩 마주치면서

상처받는 말을 듣다보면 

다시 멀찍히 떨어져 나가게 되니

나도 나쁜 며느리다.

 

당신의 속상함을

그리 풀어 내시는 성격을 잘 알면서도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자신을 탓하며

부모님의 좋은신 모습도 많았던 때를 기억해 본다.

 

돌아서면

다 후회만이 남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