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황 룡 강에서,

네슈라 2004. 8. 9. 20:11

오늘은 말복이라고

내리쬐는 햇살이 무지 따갑다.

모처럼  웬만해선 따라 나서질 않는

아들을 앞세워  친정  나들이를 갔다

 

친정 부모님의  따뜻하고 다정하신 모습에

진정 변치 않는 사랑이라 생각하니 울적한 기분이 들었다.

옛날의 정정하고 꼿꼿하신 자세로 살아 가시던

모습이 이젠 조그맣고 아담한 체구로

변하신 걸 보니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나 보다.

나도 중년의 나이길에서 헤매이고 있으니

당연한 이치이건만

부모님은 항상 옛날의 모습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 계시리라 믿고 싶어한지도 모른다.

 

어릴적  강가에서  놀았던 그곳에 가 보았다.

물이 깨끗하여 물고기도 많고,다슬기도 무지 많았건만

지금은 너무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강이 아니라 물이 고여 있는 방죽마냥

시커먼 물 속이 너무 안 좋아 보여 마음이 서글프더라.

 

그래도 도심에서 가까운 강이라고

 외지에서 온 피서객들은   

 큰 다리밑을 그늘 삼아 물놀이 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나도 잠시 발을 담가보았다.

푸른 이끼들이 돌에 달라 붙어 미끄럽고

발에 감기는 물풀들이 미끈거려 기분이 영 아니였다.

 

또 이곳은 해마다 사람이 한명씩 빠지는 곳이라

모르는 사람들은 주의를 해야 할텐데 하는

조바심이 들면서

집으로 오는길,

강변에 매운탕집에서 먹는 쏘가리탕은

그런대로   옛 맛인것 같아 땀을 흘리면서 맛나게 먹었다.

 

오늘을 기점으로  무더위는

한풀 꺽이겠지.

 

 강둑에  어우러져 

피어 있는 키 작은  코스모스꽃들, 

지금은 코스모스가 한들 한들 핀다는 말이 틀린 것 같다

달맞이 꽃들,

잠자리떼가 몰려 다니고,.

 

가을의 문턱에서

서성일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은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