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둥지로 옮겨 갈 아들의 짐을 챙기면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자꾸만 마음이 흔들려온다.
같이 살면서 결혼 전까지 지낼 수 있는 시간도 짧을텐데
멀리 떨어져 생활하다 군대 2년을 더 보낸 후
이러저러하다 결혼을 하게 되면
이젠 우리 곁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갈 것이다.
커가는 딸과는 달리 자꾸만 멀리 떨어져 가는게
아들이라더니 그게 점점 내 피부에 와 닿는다.
난 이런 시간이 올 것에 대비하여
예전에 모든 것을 기대치 이하로 내려 놓고
내심 담담한 척 잘 살아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시간들은 점점 짧아지고
이렇게 떠나는 살림살이를 챙기고 보니
옛 엄마들의 서운함을 시큰둥하게 흘려 들었던 말들이
이젠 내 가슴에 서서히 미련으로 남게 된다.
아들의 표정은 부모 곁을 떠나
저 혼자서 마음대로 홀가분하니 살 수 있다는 기대에
그저 싱글벙글하니 크~~윽 얄밉기만하다.
무뚝뚝한 남편도 요즈음 조금은 센치해 보이던데......
창 밖에 따뜻하게 내리 쬐는 햇살이 정겨워 보이니
그나마 마음을 조금은 녹여주는 듯 하다.
새 출발을 힘차게 하도록
못난 어미의 서운함을 저만치 밀어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