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9월의 문턱에서.

네슈라 2007. 9. 3. 01:09

 

 


9월의 문턱에 들어서니 제법 바람결이 서늘함을 느낀다.

이젠 사계절의 뚜렷함이 엷어졌다지만

계절의 변화는 생활의 활력소로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준다.

 

이번 일요일은 그간 소홀히 했던 양가 부모님댁에 다녀오느라 바쁜 하루였다.

분주함에 몸은 고되였지만 마음의 짐을 내려 놓을수 있어 기분은 가벼워졌다.

 

시골 농사를 지으시는 시부모님댁.

자식들의 성화에 많은 농사를 내 놓으셨지만 자식들을 주는 재미로

고추, 깨등 밭 농사를 하신다며 땀을 흘리시는 부모님을 뵐때마다 죄송스럽기만하다.

가져다 먹는 자식들이야 쉽게 얻지만 팔순에 나이드신 아버님이 많은 일을 하시니

이젠 힘들지 않게 소일거리로 하시라고 말로만 위로를 드리는 못난 자식들이다.

건강도 예전만 못하시고 잡수시는 음식도 골라서 드셔야하니 참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도시에 나와서 자식집에 같이 사는 일도 어르신들에겐 마땅치않는 일이란다.

한 두해가 다르게 건강이 달라 보여 자주 찾아 뵈겠다고 생각하지만

나 살기가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은 뒷전으로 밀려날텐데 말이다.

그러면서 먹을 것을 싸주시면 좋다고 들고 오는 나도 반성을 좀 해야겠지.

 

돌아오는 길에 시댁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친정에 잠시 들렀다.

85세의 아버지,82세의 어머니.

당신들의 건강을 손수 챙기면서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을 하시는 모습이 딸로써는 안쓰럽기만 하다.

8남매 자식들이 다 남부럽지않게 속 썩이지않고 잘 산다지만

두 노인네만 덩그러히 남아 사시면서 아프지않고 살려고 애를 쓰신다.

그래도 엄마가 건강하셔서 음식을 잘 해서 드시니 참 다행이다.

냉장고에 채워 주면 곶감 빼듯이 이것 저것 맛나게 잡수시는 모습에

사시는 동안 많이 아프지말고 건강하셨으면 정말 좋겠다.

 

아직은 양가 부모님이 모두 살아 계셔서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이 덜하고 항상 우리 곁에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 어느 한 분이라도 돌아가신다면 그때는 마음의 느낌도 다르겠지.

 

부모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지금의 내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낀 하루였다.

 

아버지! 어머니!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Daybreak / Tol & T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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