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1박 2일로 친정 형제모임에서
지리산 산정에 새로 집을 지은 남동생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8남매가 모두 모이는 가을 모임이
무척 설레이기도 하고 가을 풍경을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광주에서 2시간 가량 소요되는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 계곡으로
향해 별로 밀리지 않는 도로를 달리면서 상쾌한 기분으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향해 가을 바람을 타고 달려갔다.
연곡사 입구에서 약간 못미친 곳에
당치마을이란 곳을 거쳐 2킬로미터 가량을
더 꾸불꾸불한 산길을 타고 올라 가는데 갈수록
경사가 심한 비탈길이 계속 이어져 현기증마저 일 정도였다.
한참을 올라 가니 마을이라곤 있으리라 생각도 못한 곳에
현지인 서너 가구와 외부에서 들어와 집을 지은 서너채 가량이
산꼭대기 동네를 이루고 있었다.
농평이라부르는 이곳은 지리산 산정에 자리잡은 산골 오지였다.
해발 800고지가 넘는다는데 이런 곳에 집을 짓는다는 것이
경이롭고 저절로 감탐사가 나올만 했다.
통나무 집으로 자그마하니 본채와 아랫채를 지어
아직은 잘 다듬어 지지않은 모습으로
주변이 정돈이 안된 상태에서 집들이를 하게 된것이다.
통나무집이라 그런대로 운치는 있어 보이지만
앞으로 관리 하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동생네가 서울에서 다니면서 잘 할 수 있을지 염려 스러울 정도다
방 중에 하나를 구들장을 깔아 장작불을 지폈는데
찜질방의 뜨거운 기온처럼 방바닥을 뜨끈 뜨끈하게 달구어 놓아
여자들의 몸조리를 해야 할 정도였다.
밤중에 도착하고 보니 주위를 볼수는 없었지만
코 끝에 불어 오는 선선한 공기가 아주 맑고 투명한 바람이였다.
저녁식사는 민박집에서 염소 구이와 오리 구이로써
많은 식구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고
특히 마당에서 불위에 두꺼운 돌판을 올려 놓고구워 먹는
염소 고기 로스는 끝내 주는 맛이었다.
식사후 갖는 간단한 맥주 파티에는 얼굴만 내밀고
온돌방에 가서 눕고만 싶은 심정이라 일찌감치 빠져 나왔다.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보러 뒷산에 올라 가는데
벌써 해가 떠올라 이곳이 높긴 높은 곳이구나 .
30분 정도 걸어 오르니 산 등성이가 나오고
곱게 물드기 시작한 단풍이 많이 예뻐 보였지만
다음주에가 절정이라니 아쉬운 마음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아침을 먹는데 이름 모를 산나물과 염소 곰국이 곁들인
식사는 정말 맛있어 모두들 맛나게 먹었다.
주인 솜씨가 일품이라선지 모두가 좋아 보인것이다.
서울까지 먼길을 가는 사람들을 위해 일찍 해산하기로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선 헤어져야 했다.
우린 연곡사를 구경하려 했지만 너무 많은 인파와 차량들로
둘러 보길 포기하고 광주로 올라 가기로 했다.
피아골의 단풍은 제법 알아주는 풍경인지라.
보는 이들을 기쁘게 해줘서 광주로 올라오는 발걸음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섬진강변을 따라 광주로 돌아 오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딱~~~ 어울리는 곳이라 나 또한 즐거운 기분이였다.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는 자전거 타는 진풍경이 펼쳐 지고
맑고 투명한 섬진강에서 강물을 보니
너무나 깨끗한 물속이 내려다 볼때 빠져 들것만 같았다.
집으로 돌아 오는 발걸음은 한층 가볍고
행복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마음속으로 빌어 보았다.
가을 하늘은 너무나 화창하고
푸른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여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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